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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 파격인사에 官街 \'술렁\'

작성자 : 펀글 작성일 : 2005.03.27 11:33:22 조회수 : 1012

행정자치부가 24일 정부수립 이래 처음으로 전면적인 팀제를 실시하기에 앞서 단행한 본부장 및 팀장 인사에서 국ㆍ과장 7명을 무보직 발령하고 계장 6명을 팀장으로 전격 발탁하면서 일선 공무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대전시가 7월부터 행자부의 표준인사행정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고 밝히 는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행자부의 인사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져 공직 사회 전체에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행자부는 이날 인사에서 국장급인 박연수 감사관을 지방지원본부장에, 계약직 3호봉인 정국환 전자정부국장을 전자정부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국장급 2명을 전격적으로 본부장으로 발령했다. 박 지방지원본부장은 기술고시 출신으로는 처음 행자부 부서장급인 본부장에 임명됐다.

행자부는 또 유은숙 부내 정보화팀장과 변성완 부내 혁신전략팀장 등 6명의 계 장을 팀장으로 발탁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으나 이사관 1명과 부이사관 2 명, 서기관 4명 등 7명의 간부직원에 대해선 보직을 주지 않은 채 발령했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행자부는 5개 본부장 48개 팀장 등 53석 가운데 45%를 연 공서열이나 기존 보직 등을 따지지 않고 능력이나 전문성 개혁성 등을 반영해 신규 또는 교체 임용하고 우수 인력을 핵심 부서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곧 단행할 팀원 인사도 전원 공모방식으로 정해 전보 희망을 받은 뒤 팀장의 의견을 반영해 이달에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4일 행자부가 파격적 인사를 발표하자 중앙부처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고참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드디어 올 것이 온 게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모습들이 나타났다.

건설교통부의 한 사무관은 "직급 파괴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행자부 인사 는 상당히 충격적인 수준"이라며 "점심 때 주된 화제로 올랐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역시 "부처별로 진도만 차이가 있을 뿐 크게는 같은 방향으 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며 "복지부는 지난해 과장 인사 때 부내 공모를 이미 실시했었고 올해 5~6월께는 보다 진전된 인사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 혔다.

정보 흐름이 늦은 지방 공무원들은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구시의 모 과장은 정년이 5~6년 남았지만 이제 공무원 생활을 접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걱정이 태산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정년퇴직 전에 국장은 무난 히 할 것으로 여겼으나 이제는 이런 생각을 완전히 접었다.

"지자체의 팀제 도입도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그는 "하급직원이 팀장으로 먼 저 승진하면 정년 전에라도 퇴직할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부산시청의 한 간부 공무원은 "나이가 있는 계장 과장들은 삼삼오오 모여 팀제 시행이 불러올 '후폭풍'에 대해 걱정만 한다"며 "아무리 지방자치시대라고 해 도 상급기관인 행자부가 시행하면 자치단체도 따라할 수밖에 없는 만큼 지방 공무원 사회에 '쓰나미'보다 더한 충격을 던져주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팀제가 공직사회에 활력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직원들간 위화 감을 조장하거나 최악의 경우 구조조정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한다.

대전시의 한 공무원은 "신분보장이 될 때는 단체장이나 상급자의 독단에 맞설 수 있었으나 팀제가 도입돼 인사권자의 권한이 막강해지면 원칙없는 인사가 이 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영활 부산시 경제진흥실장은 "일반 기업과는 달리 어떤 정책의 효과를 측정 하기도 힘들고 그에 대한 보상문제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점을 보완 한 후 천천히 도입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6급 이하 직원들 사이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없지 않다.

대구시의 한 7급 직원은 "한 계급 승진하는 데 십수 년이 걸려 간부 하기가 좀 처럼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하급 직원도 능력에 따라 1~2단계 건너뛰고 간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행자부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어도 지자체에서도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팀제를 도입하는 게 수순이며 팀제 본연의 뜻을 살리려면 단순히 과를 팀으로 바꾸는 형식적인 조직개편에서 탈피해 행자부처럼 원형에 가까운 팀제가 시행돼야 한 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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