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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의 보신책

작성자 : 새소식 작성일 : 2005.03.30 08:33:24 조회수 : 829

기자노트-공무원들의 보신책(?)

"대구시 공무원들이 이렇게 폐쇄적이고 무사 안일한 줄 몰랐다.
"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이 지난주 간부들에게 친 ‘호통’을 놓고 화제가 분분하다.

김 부시장이 불같이(?) 화를 낸 사연은 이러했다.

행정자치부에서 강병규 행정부시장을 임명한 후 인사교류 차원에서 대구시 공무원이 행자부로 올라가야 하는 데도 아무도 나서지 않기 때문. 2∼4급 고위공무원 중 나이·정년을 고려해도 대상자가 20명을 넘어서는데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김 부시장이 몇몇 간부에게 개별적으로 의사를 타진했으나 이들 모두 완강히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것.

한 공무원은 "현재 행자부에서 팀제 개편과 서열파괴를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이 한창인데 촌(?)사람이 올라가면 제대로 대접을 받겠느냐"며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에서 편안하게 간부 생활을 하면 되지 중앙부처에서 ‘찬밥’ 신세로 고생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구시의 입장은 다급하다.

강 부시장을 영입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던 만큼 행자부에 공무원을 보내야 체면을 세울 수 있고 행자부와 대구시를 연결시켜줄 만한 메신저도 절실하기 때문이다.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실력과 비즈니스 감각으로 무장한 김 부시장에게 공무원들의 행태가 어떻게 보였을지는 분명해 보인다.

‘고향을 떠나면 죽는다'고 느끼는 게 어디 공무원 뿐일까. 어려움에 도전하기보다는 '등 따습고 배부른 게 낫다'는 마음은 대구 사람의 특성으로 굳어져가는 듯하다.

광주·전남지역 공무원들이 활발하게 중앙부처로 진출하고 인사교류를 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대구가 항상 정부의 예산배분이나 정책지원 측면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끼리 모여있다가는 발전도, 미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몸은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게 대구 사람들의 현재 모습이 아닐까.

매일신문 박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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