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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작성자 : 새소식 작성일 : 2005.04.12 09:10:37 조회수 : 874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인사개혁 일선 시군에 큰 영향 미칠 듯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져 내려온 공무원사회의 주무과장과 주무계장의 승진 우선권은 이제 그만인가’ 전남도가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일중심, 성과중심의 인사변화안'을 발표, 주무 중심의 승진우선권을 '능력중심, 일중심의 전문화된 공무원'에게 주겠다고 밝혔다.

6월-7개월께 처음으로 적용될 ‘일 중심의, 성과 중심의’ 인사태풍이 공직사회에 어떤 형태로든 큰 변화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폭이 어느 정도일지. 또한 일선 시군에 미칠게될 영향이 찻잔속 태풍에 그칠지, 그렇치 않으면 강풍이 불지는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남이 변화의 중심, 즉 태풍의 눈에 서있다는 점이다.

박준영 지사는 최근 브레이크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국제화와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공무원의 전문성 확보와 '능력 위주의, 일 중심의 공직사회 변화'는 시대 흐름임을 강조했다.

박 지사는 현행 공무원 인사체계는 전문직 공무원이 수년을 한 분야를 연구한 후 승진해서 다른 부서로 발령나면 그것으로 그 연구는 물거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차면 차, 쌀이면 쌀’ 한 분야에 평생을 바쳐 연구해도 시간이 부족하다는게 박 지사의 생각이고, 공직사회가 변화해야 전남이 변화할수 있다는데 확신을 갖고 있었다.

박 지사의 ‘일 중심, 성과 중심’을 통한 공직사회 변화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공무원은 물론 없다. 공무원들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은 전남도든 일선 시군 공직자든 여기에 수궁하고 있고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견은 있으나 이들중 상당수 공무원들은 전남 낙후의 첫번째 책임이 공무원에게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의 전문화와 능력 위주, 일 중심의 인사 변화는 전남이 발전과정에서 당연히 겪어야 될, 넘어야 할 산이라고 할 수 있다.

박 지사 취임 이후 인사개혁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이번 '일 중심의 인사태풍'은 가장 박 지사 스타일다운 방향이라는 평가이다. 실용주의적 성격이 강한 박 지사는 이번 인사안이나 사업추진 하나하나가 모두 이론적이고 외형적인 모습 보다는 전남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디딤돌이 되는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지난달 7일 열린 도청 간부회의에서 박 지사는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일 중심, 성과 중심’의 평가를 실시하고, 공정하고 객관성 있는 평가를 위해 외부평가단을 구성하고 또 평가 결과를 인사에 반영토록 지시했다.

이런 지시가 나온지 한달도 되지 않아 인사 변화의 방향이 나왔다. 그만큼 성과 중심의 인사 변화에 박 지사가 강한 의지가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박 지사는 브레이크뉴스와 인터뷰에서 주무과장이나 주무계장은 서무기능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들에게 주어져온 승진 우선권의 변화를 언급했다. 성과 중심의 평가제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은 자칫 공무원들의 줄서기를 심화시킬수도 있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성과 중심 인사변화가 전남도의 발전에 부정적인 면을 심화시킬지, 아니면 긍정적인 면이 부각시켜 배가될지는 제도 운영자들이 사심없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고 그리고 전남도의 발전에 애정어린 가슴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박 지사가 계획한 공무원의 전문화로 인한 변화 유도는 국제화와 정보화 그리고 빠른 세상 흐름 속에 전남도가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사실 박 지사 취임 이후 전남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도민들은 느끼고 있다.그 변화의 주체가 공무원이라는 점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전남도의 특성 중 하나가 일선 시군 공무원의 지역내 영향력이 생각 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즉 인구수가 급감하고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노령 인구가 22%가 넘는 전남의 여건상 변화주도 세력은 공무원일 수 밖에 없고 공무원 사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않는한 전남의 변화는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공무원 사회의 변화는 그동안 미풍에 그쳤왔다.

IMF로 공무원 인력감축 단행 이후 공직사회는 더욱 보수화되어가며 변화보다는 보신에 그쳐 왔다.

공직사회 변화의 실패요인 중 하나가 행정의 특성을 무시한채 기업정신을 도입하려 했다는 점이다. 일선 시군의 공무원들은 ‘일 중심, 능력 중심’의 공직사회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말하면서 이익을 목표로 삼는 기업과는 다른 점이 많음을 상기시켰다.

이들의 주장처럼 기업의 이익 중심 기업관 만으로 공무원의 변화를 주도할 수는 없다. 그동안 공무원 사회는 기업의 인사나 영업, 서비스 등의 방법만을 최고로 삼는 우를 범하여 왔고 행정의 특성을 살리는 기업의 장점을 행정에 접목시키는데 실패해왔다. 일부 자치단체를 제외하고는 전국이 모두 비슷한 실정이다.

전남도의 인사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남만의 특성에 맞는 인사개혁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남도가 내놓은 인사 방향은 정부가 공직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시행하게될 ‘성과평가관리제’를 올해 도입하고 ‘성과 평가관리제’를 사무관 상위 5명, 직원들은 직급별 상위 10명을 선정해 인사에 우선 순위를 준다는 방법이다.

실국장에게 업무 장악력을 높이도록 사무관의 보직 임명권을 부여하고, 그동안 4급서기관에게 적용되던 ‘목표관리평가’를 5급 사무관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인사 객관성 유지를 위해 외부평가를 통해 인사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시행하면서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살리는 방향으로 인사변화가 가닥을 잡아 나가면 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염려되는 것은 성급한 추진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의미중 하나를 역으로 살펴보면 인사변화가 실패할 경우 박지사가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도 마찬가지로 포장만 그럴듯하게 실패한다는 것이다.

DJ는 대통령 취임 후 중앙부처 공무원들과 대화를 통해 그들을 설득하고 마음으로 따르도록 했다는 일화를 박 지사가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아무리 뛰어나고, 명분있는 훌륭한 계획이라도 일을 직접 현장에서 추진하는 자들이 그 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지 못해 따른다면 일의 결과는 어떨지 누구나 잘 알지 않는가.

만약 박 지사가 인사변화안에 전남도 공무원들이 마음으로 따르도록 실패한다면 과연 어느 도민이 박 지사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를 수 있겠는가. 우선 박 지사는 자신과 함께 호흡을 맞춰 일을 해나가야 하는 전남도 공무원들의 마음 먼저 사로 잡아야 한다. 그리할 때 도민이 대접받는 전남도가 될 것이다.

‘용장 밑에는 약졸이 없다지 않는가.’ 박 지사가 양에 차지 않는 전남도 공직자들이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버리고 갈 것인가. 그들 또한 전남도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을 것이다. 능력이 부족하다면 능력을 채워주면 될 것이다. 그들을 그대로 두면 전남 발전에 발목을 잡게될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약졸은 훈련을 통해 강하게 만들고, 능력이 출중한 공무원은 더욱 그 능력이 빛나도록 그 능력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박 지사의 지혜로운 용병술을 기대해 본다. 이제 전남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번에 실패하면 다음에 또다시 기회가 있다는 보장도 없다.

브레이크뉴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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