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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대통령을 친 S B S와 정치권력

작성자 : 퍼온글 작성일 : 2005.04.21 16:56:18 조회수 : 969
김대중 전대통령을 친 S B S와 정치권력

[브레이크뉴스 2005-04-21 15:08]


공중파 방송의 기능과 역할

4월 19일 저녁 서울방송(sbs)이 '뉴스추적'시사프로그램을 통하여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진 딸'의혹에 대해 현장 추적형식으로 집중 보도하였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방송이 나갈 경우 사회적으로 큰 파장과 논란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의 명예에 치명상이 될 수 있는 문제를 이시점에서 sbs가 기획 방송한 의도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의도가 무엇이든 방송과 언론의 기능과 사명이 권력을 견제 비판하고 공정한 진실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공익적 기구에 있음을 볼때 SBS의 보도행위 자체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하여 SBS도 사회적 공기로서 진실, 공정, 객관, 균형 방송에 충실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적정성 여부를 자체적으로 심의한 결과 사실이라고 판단하여 방송을 결정했을 것이므로 그러한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4의 권력으로 가히 성역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방송권력이 과연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가 하는 본질적 문제에 접하다 보면 쉽게 동의할 수 없을 만큼 보도 행태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시청율과 상업성에 급급하여 방송윤리에 부적합한 자극적, 선정적, 병리증상적 보도로 사회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경우도 많고 정치권력과 야합, 영합, 종속적 행태로 정치권력의 여론조작기구, 선전선동 및 대변기구로 전락한 사례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독재정권하에서는 언론과 방송이 권력에 종속된 권력의 나팔수 형태였으나 노무현 정권하 방송은 코드일치 빵빠레 방송과 방송법을 권력의 힘을 동원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 적용하여 지능적으로 코뚜레를 꿰는 바람에 '앞서서 코드 나팔수'를 자처하는 방송 두가지 형때를 띠고 있다. 물론 전자는 KBS와 MBC이며 후자는 SBS라고 할수 있다.

이와 같이 권력과 방송이 공생적 유착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하에서 SBS의 뉴스추적 보도가 과연 방송의 기능과 역할에 적합한 프로그램이었는지 아니면 권력, 또는 방송과 특정세력 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더러운 음모에 의한 의도된 방송인지 시청률을 의식한 전직 대통령사생활 까발리기 상업적 프로였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할것이다.

SBS '뉴스추적'은 전형적 황색저널리즘

SBS가 방송한 '김대중 전 대통령 딸 '관련 뉴스추적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살펴보려면 먼저 방송 내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SBS의 관련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여러가지 부분에서 문제점을 발견할수 있다.

방송의 개략적인 줄거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1968~9년 무렵 서울시내에 위치한 '대하'라는 한정식 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 여인과 사귄 끝에 방송에 김 전 대통령의 딸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35세된 혼외여식을 두었으며 그 여인과 어머니가 그동안 김 전 대통령측과 장남인 김홍일 의원으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생활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여 김 전대통령의 정치적 선배이자 후견인인 정일형, 이태영씨 부부와 아들인 정대철 전 의원, 그리고 무기중개상 조풍언씨가 돌봐주었다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의 딸임을 주장하고 있는 김모씨는 자신의 인생역정, 생활비를 타러 나녔던일, 모친의 자살, 김홍일 의원이 아파트 구입비를 지원한 사실, 조풍언씨측이 입금한 생활비통장, 15억원대의 아파트 두채 소유, 고액예금 고객중에서도 1.9%내에도 든다는 로열 vip용 저축통장 등을 공개 또는 언론에 노출시켰다. 전체적인 방송내용을 분석해보면 의혹이 일고 있는 사안에 대해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째, 방송의 공정성, 객관성, 균형성 측면에서 볼 때 부실 방송 프로그램의 전형이라는 점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방송할 경우 관련 당사자의 입장을 균형있게 취재 반영해야 함에도 SBS는 딸이라고 주장한 김모씨와 그녀와 관련있는 주변 인물들 위주로 취재 보도함으로써 방송의 생명인 공정성, 객관성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둘째, 김 전 대통령의 혼외자식 문제는 진실 여부를 떠나 보호받아야 할 개인의 사행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급효과가 큰 김 전 대통령의 사생활 방송을 합리화하기 위해 진승현씨의 돈 3억5천만원이 김씨 모녀에게 건너간 물증도 없고 진승현씨 본인의 시인이나 사건에 관련됐던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이 강력 부인하는데도 실체도 불분명한 구명 호소문만을 근거로 전직 대통령의 사행활 관리에 국정원의 개입을 기정사실화하여 방송함으로써 확정되지 않은 내용으로 개인과 관련기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셋째, 방송내용을 보면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과 물증부족, 특히 김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사실일 경우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당사자인 자살한 모친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딸과 주변 인물들의 증언만을 가지고 사실인 것 처럼 보도한 것 또한 방송의 진실보도와는 거리가 멀다.

네째,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60~70년대 정치의 특징은 요정 정치라고 할만큼 삼청각 등 이름난 요정을 무대로 정치행위가 이루어져왔다. 당시 정치인이 많이 드나들던 요정에는 수많은 젊은 여인들이 호스티스, 기생, 종업원으로 일했고 그중 일부는 정치인이나 기업인들과 인연을 맺었으며 사적으로 도움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 그런 여인들 가운데 춘향 처럼 일편단심 절개를 지킨 경우도 있겠지만 여러사람과 풋사랑식으로 관계를 맺은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따라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친딸임을 인정하거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자확인이 이루어진다면 모를까 아직까지는 친딸 여부를 확정할수 없는데도 SBS는 주변 제3자들의 주장을 인용 친딸로 단정 방송함으로써 시청자에게 혼란을 주었다.

다섯째, SBS는 그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혼외딸이 문제되지 않은 것은 박정희, 전두환 등 역대 대통령들이 남자의 아랫도리 부분 관련 정보를 취급하지 못하도록 했고 시대 흐름도 당시에는 정치인의 사생활에 관대했다는 선정적이고 저질적인 방송 부적합 멘트로 혼외딸 문제가 덮여질수 있었음을 합리화하는 황색 저널리즘식 보도를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황색 저널리즘적 합리화가 치졸하다는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최대 정적으로 박정희 정권은 일본에서 납치해 현해탄에서 빠트려 죽이려 하였고, 전두환 정권은 광주민주항쟁 배후 주모자로 체포 반역 수괴로 사형선고까지 내렸을 만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죽여 없애려 했는데 사회적으로 매장하기 최적인 '혼외자식'건을 아랫도리를 들어 이용하지 않았다는건 말이 안된다.

1980년 김 전 대통령 구속 후 군대에는 국방부, 문화공보부에서 제작한 사생아 등 온갖 치졸한 내용이 수록된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팜플렛 소책자 몇가지가 배포되었는데 거기에도 혼외자식 내용은 없었다. 당시 경찰, 검찰, 중정, 안기부 김대중 전 대통령 전담 사찰 정보팀이 혼외자식 문제가 사실이라면 아무리 사생활 정보를 통치권자가 통제했다 하더라도 소문이 안났을리 없고 정보력으로 이야기하자면 정부기관 못지않은 반 김대중 성향의 조선, 동아, 중앙일보가 지금껏 가만히 있었겠는가라는 점에서 SBS 보도는 신빙성 보다는 황색저널리즘식 보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여섯째, 진승현씨 구명호소문과 진승현씨 주변인물들의 주장이 비중있게 다루어진 점으로 볼 때 호소문을 통해 김대중씨측 도움을 받아 감형을 기대했었고 그러한 노력이 김대중 전 대통령측의 무관심 때문에 수포로 돌아가자 이판사판식으로 방송을 통해 화풀이를 시도한 진승현씨측의 의도에 SBS가 쉽게 방송을 결정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그러나 방송 다음날 진승현씨가 관련 여부를 부인하는 것으로 보아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만의하나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사생활 관리를 위해 국정원을 이용했다면 진승현측의 호소문에 동교동측이 반응이 있었을 법한데 무시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추적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일곱째, 혼외자식이 사실이라면 대권에 네번이나 도전할 만큼 정치적 큰 꿈을 가졌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인생에 치명타가 될수 있는 사생활 문제를 정일형, 이태형 부부, 정대철의원, 조풍언씨등에게 인계인수식으로 허술하게 관리시켰는가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혼외여식으로 언론에 몇번 보도되었던 미국거주 '가오리'라는 여인처럼 외국으로 보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최측근 가신인 권노갑, 김옥두, 한화갑씨 등에게 관리를 맡겼을 수도 있었을 터인데 한화갑씨 등도 금시초문이라고 하는걸 보면 진실 여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직접 시인과 유전자 검사 뿐인데도 이러한 확인 과정을 무시하고 설레발식 방송을 한 SBS의 저의와 의도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SBS의 방송의도와 정치권 음모 여부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SBS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방송을 강행한 저의와 의도는 무엇이며 혹시 정치권력과 특정세력의 음모가 개입된건 아닌지 유추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첫째, SBS의 방영을 하게된 배경과 의도를 방송의 역할, 상업성 측면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SBS가 시중에 떠돌고 있는 의혹을 밝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권력 남용을 비판한다는 순수한 방송의 기능과 역할 수행 차원에서 보도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한편으로 시청률 조사결과 관련 '뉴스추적' 프로그램이 평소 시청률의 2배인 14%대를 넘었다는 점에서 시청률을 의식한 상업적 측면에서 방송이 이루어졌을 수 있다는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SBS는 3개 공중파 방송중 후발주자로 KBS, MBC에 비해 시청률이 떨어진다는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SBS는 보수성향의 보도로 보수층과 영남지역에 고정 시청자가 많은 편이다. 이들 시청자는 공통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곧 김대중 전 대통령 비판이야말로 이들 보수성향 시청자를 결집할 수 있는 호재가 되기에 충분하고 특히 김대중 도서관 60억 국고지원,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국고 지원금 회수 등으로 보수층과 영남인들의 감정이 격앙되어 있는 상태에서 방송을 탈 경우 보수성향 시청자 흡수는 물론 한나라당과의 관계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은 다분하다.

또한 SBS는 지난해 정부가 방송법을 앞세워 세전이익 15% 자금출자, 500억원 헌납 미이행 등을 문제삼아 방송사업 재허가를 불허하려는 조치를 밀어부치는 바람에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간 끝에 정부에 항복문서와 윤세영 회장이 퇴진하는 것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였다.

독재권력을 능가하는 노무현 정권의 사형 집행의지를 경험한 SBS는 항복문서에 부응하기 위해 참여정부로서는 계륵같은 존재이면서도 방송에겐 죽은 권력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위상을 약화시켜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고 가뜩이나 유전 게이트로 곤혹스런 처지에 있는 노무현 정권에게 국민적 관심을 다른데로 돌려줌으로써 환심을 사기위해 알아서 기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째, 노무현 정권의 음모 여부다. 정치도의로 본다면 그럴 수 없는 일이지만 정치에 의리나 은혜, 도의는 한통속일 때만 존재하는 것이며 사이가 벌어지고 권력투쟁의 대상으로 변할 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노무현 정권이 동교동계를 초토화시키고 민주당을 깬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노무현 정권에게 있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밟고 넘어가야 할 권력의 걸림돌일 뿐이다. 대북특검, 동교동계 해체, 민주당 분당 등은 김 전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차원의 정략적 정치행위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층과 호남에 대한 영향력과 위상은 여전할뿐 아니라 남북관계마저 특검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여기에 김 전 대통령의 해외활동도 노무현 대통령에겐 정치적 마이너스로 작용하는데다 2007년 정권 재창출에 있어 호남지역에 민주당이 건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악재가 될수 있다는 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영원히 식물인간화하기 위한 권력적 음모가 SBS를 통해 현실화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MBC나 KBS는 친정권 방송이므로 이들 방송이 이 문제를 다룰 경우 권력의 음모라는 의심과 공격을 받을 수 있으며 나아가 판단 이상의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SBS가 총대를 메고 나서도록 하면 이런 의심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SBS 방송이 나가자 파장과 오해를 우려한 때문인지 열린우리당 의원들 대부분 하나같이 부적절한 보도라고 하거나 친여매체인 한겨례, 경향 등이 축소 보도하는 것을 보면 정권의 음모가 아닐 수도 있지만 오마이뉴스의 교묘한 '평전운운' 기사 보도로 볼 때 이또한 정치공학적 술수일 가능성과 정권의 음모를 완전 배제하기도 어렵다. 더욱이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SBS의 방송에 개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방치한건 이를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네째, SBS와 한나라당의 합작극 여부이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문제, 보수연대 등 차원에서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호남에서의 민주당 잔존, 일부 합당론까지 거론되는 시점인데다 전직 대통령 문제로 국정원을 자극할 필요성이 없고 과거사 규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여성문제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보수연대 차원의 합작극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결론적으로 SBS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딸 관련 뉴스추적 보도는 SBS의 다목적 효과를 노린 독자적 기획방송 아니면 노무현 정권이나 여권 핵심세력이 유전 게이트 관심 돌리기, 정권 걸림돌 제거, 재보선 전략, 대선관련 호남권 정지작업 차원에서 의심과 오해의 여지가 적고 이미 코가 꿰인 SBS를 이용한 정략적 음모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뉴스추적' 방송이 미치는 파급효과

SBS의 관련내용 방송으로 인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명예에 치명적 손상을 입었다. 여타 정치인에 비해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사생활이 깨끗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 하에서 숨겨진 혼외 딸이 있다는 사실은 지지층은 물론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도 남는다.

특히 호남인들의 실망이 클 것이라는 점에서 김 전 대통령은 개인적 명예와 정치적 위상 모두 타격을 입음으로써 향후 남북문제 등 정치적 행보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BS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켰다는점, 보수층 결집과 시청자 확보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을 수 있지만 역대 정치지도자들의 숱한 사생활 문제는 제쳐두고 유독 80 고령의 김대중 전 대통령 사생활 문제를 방송한데 대한 명예훼손, 김 전 대통령 지지층 반발, 지역감정 심화 등 역풍에 직면할 것이며 만약 권력의 의도, 정략적 음모가 드러난다면 치명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무현 정권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일부 언론과 한나라당이 문제화함으로써 정치적 효과를 얻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일부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자들 중에는 노무현 정권의 음모로 단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개입 여부 관계없이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방송 시점이 유전 게이트 등과 겹쳐있고 고도의 정치공학적 기만극을 능란하게 구사하는 정권의 이미지가 강한 상태에서 건국 이후 최초의 전직 대통령 관련 선정적이고 의도성이 다분한 사생활 방송은 노무현 정권에게 정치적 효과에 버금가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방송 내용이 국민적 이슈가 되고 의혹사건으로 계속 번질 경우 진승현게이트 재수사가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국정원의 권력남용 여부가 확인된다면 국가기관의 공신력 훼손이 예상되며 한편으로 정치인과 지도층의 사생활 관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관련당사자들의 고백과 정치적 음모여부 밝혀져야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진 딸과 국정원의 특수사업 여부는 국민적 관심사가 되어버렸다. 이미 일부 언론이 집중보도에 들어간 상태인데다 한나라당까지 국정원 개입 여부를 파헤치겠다고 나서고 있는 마당에 덮어두고 지나갈 성질이 아닌 것이다.

우선 관련당사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해성사가 있었으면 한다. 최경환 비서관을 통해 사실 보도가 아니며 보도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해명을 하였지만 본인이 직접 딸인지 아닌지를 밝히는 것이다. 만약 사실일 경우 이중적인 인격, 혈육에 대한 무관심 등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정도는 감내해야 할 업보일 수 밖에 없다.

사실이 아니라면 국민적 의혹을 벗고 경솔하게 또는 의도적으로 권력남용과 연관시켜 보도한 SBS는 사회적 공기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고 향후 방송의 공영성을 한단계 높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딸이라고 주장한 김모씨도 방송 다음날 모방송 취재진에게 3억5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일부 내용을 번복하긴 하였으나 모친의 유산이기도 하겠지만 우선 재산내역에 대해서 자세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모 신문의 보도처럼 김모씨가 김 전 대통령을 전혀 닮은 구석이 없다는 점도 그렇고 김대중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생활비와 아파트 구입시 도움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15억원대의 아파트 두채와 은행으로부터 거액예금 계좌중에서도 1.9%내에 드는 고객에게 한해 로열 브이아이피 대우를 해준다는 통장을 보유하고 있다면 혹시 다른 곳으로부터도 비슷한 이유로 금전적 지원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점에서 왜 방송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지 사실을 확인하는데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라도 이유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정원 특수사업비 3억5천만원을 제공한 당사자로 거론된 진승현씨는 방송 후 자신에 대한 구명호소문은 금시초문이며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하였다. 돈을 건네준 장본인으로 현재 체미중인 정성홍 전 국정원 과장의 해명이 남아있긴 하지만 진승현씨와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이 부인한 것을 볼 때 누군가 의도적으로 쓴 구명 호소문을 SBS나 배후 조종세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곤경으로 몰아넣기 위해 무리하게 연관시킨건 아닌가 하는 판단이다.

따라서 SBS는 관련 프로그램의 기획에서부터 방송에 이르기까지 심의,방영 결정 등 방송 경위에 대해 치고 빠지기식으로 넘어가려 하지말고 소상히 밝혀야 한다. 국가적으로 파장이 불보듯 뻔한 전직 대통령 사생활을 방송하기까지 일개 프로그램 제작팀의 자체 판단과 결정으로 방송했을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밝혀야 함은 물론 만의하나 정치권력과 연계하여 특정한 의도로 방송하였다면 그에 상응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것이다.

방송이 나간 이 시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정치권력이다. 거듭 말하건대 방송시기가 4.30 재보선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미를 앞둔데다 국민의 시선이 유전 게이트에 쏠려 있는 상황 하에서 정국을 돌파하고 차기 대선과 연계한 정치지형 정지작업 차원에서 지능적으로 권력이 개입내지는 방조, 조장, 방치 의혹이 짙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권력이 방송위원회를 통해 군사독재 정권 이상으로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생활이 버젓히 방송되었다는 건 특정한 의도가 없는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정권 스스로 해명하거나 인정하기는 만무하고 이는 국민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풀어야 할 몫이라고 본다. 만약 권력이 개입된 정치적 음모가 확인된다면 권력과 방송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회적 공기를 이용한 부도덕의 전형으로 국민적 심판을 받아야 할것이다.

SBS의 뉴스추적을 보면서 후임 정권과 언론으로부터 철저하게 사생활을 보호받은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전직 대통령들이야말로 복받은 행운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자신이 창출한 정권 집권기간에 방송의 사생활 보도로 인해 명예에 상처를 입고 정신적 고통과 행보에 제약을 받아야 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처지가 참으로 안타깝다는 마음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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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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