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강진사랑 시민회의..

작성자 : 송이 작성일 : 2005.01.19 21:20:43 조회수 : 954
강진사랑시민회의를 가다
윤영선 사무국장과의 인터뷰 (우리힘닷컴 2005/01/19 15:47 )
<
(전남 서남권의 대변자 우리힘 바로가기 여기쿡)

05. 01. 12. 찌뿌둥한 날씨다.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기세지만 조금 흩날리다 멈춰버린다.
강진가는 길은 중앙분리대가 있는 4차로로 시원하게 뚫려있다. 하여간 이 놈의 나란, 도로하난 물불 안 가리고 잘도 뚫는다. 거의 고속도로에 준하는 국도 2호선이 시원해 좋긴하다. 도롤 내면서 죽이고 할퀴어진 국토야 어찌됐든 지금 편하면 존 것 아니랴!

거침없이 강진읍내에 들어서 강진사랑시민회의 사무국장 윤영선에게 전활했더니 기다린단다. 약속시간보다 5분 앞서 사무실에 든다. 몸집은 듬직하며 얼굴이 걸진 윤 국장이 어줍잖게 탐방팀을 맞는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탐방팀의 탐방목적을 설명하면서 긴장과 어색함이 다소 풀린다. 이러면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될 때이다.

우리힘: (대여섯평 될 법한 사무실인데 제법 짜임새있다. 사무실을 어떻게 얻었는지가 궁금하다.)사무 공간은 어떡해서 확보한 건가요.

강진사랑: 전세 1,300 만원 짜린데요, 회원과 전 회장님의 명의로 회원 네 명이 연대보증해서 융자를 받아 사무실을 얻었어요. 5년 전엔가 융자를 받아서 지금도 높은 이자를 내고 있어요. 은행에서 싼 이율로 대체하라고 그러는데 연대보증인이 다 모여서 일처리하기도 번거롭고 해서 그대로 이자를 내고 있습니다.(싼 이자로 대체하는 게 더 나을 법한데 번거로워서 1,300만 원에 대한 이자를 10여만 원씩 계속 내다니...) 시민운동단체로서 어느 기관이나 권력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야말로 순수한 민간단체로서 활동하고자 하는 열망이지, 다른 뜻은 없어요.

우리힘: 이자도 감당하고 사무실도 운영하려면 상당한 운영비가 들 텐데, 회의 운영에 경비는 물론 회원의 회비로 하겠죠. 회원은 얼마나 되죠?

강진사랑: 등록회원은 50 명 정도 되고 회비를 내는 회원은 30여 명 됩니다. 월 30만 원이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거죠. 이 회비로 아까 말한 이자를 10만 원 내고 나머지 20만 원으로 사무실을 운영하죠. 회원도 정교하게 구분하지 않고 모두 다른 단체에서도 활동하지만 회장부터 저까지 모두 평회원으로서 활동하지요.


△ 강진을 대표하는 시인 영랑의 詩 碑

우리힘; 강진사랑시민회의란 이름에 대해서 묻죠. 진도에서도 사랑이 들어가서 이름에서 풍기는 연성화에 대한 어떤 의미를 물었거든요. 똑같은 의미로 지역운동에 ‘사랑’이 들어간 것이 유행이라도 있었나요.

강진사랑: ‘사랑’자가 들어간 부분은 93년도엔가 지역사랑청년회들이 많이 생겼어요.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하고 무슨 사랑청년회를 만든 적이 있었죠. 여수사랑청년회, 나주사랑청년회, 목포에서는 새날청년회처럼요. 암튼 청년운동에서 시민운동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거기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나이가 들고 자연스럽게 지역의 운동체로 넘어가면서 계층의 영역을 확대하게 된 거죠.
강진사랑시민회로 그냥 넘어가도 되지만 명칭을 회의로 한 건 무슨 “회”하면 닫힌 구조지만 “회의”로 하면 누구나 회의에 참여하는 열린 구조로 간 거죠. 강진에서 더 많은 지역민의 참여를 바라고 한 건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힘: 그렇다면 강진사랑시민회의가 구체적으로 출범한 때가 언젠가요?

강진사랑: 앞서 말했지만 강진에서 그전부터 활동해온 청년운동, 답사모임, 문예모임, 풍물, 삶터 등 각 부문에서 활동하시던 분들이 모여 2001. 4. 14. 창립총회를 가졌어요. 이 회의는 지역에서 건전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논의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다보니 제일 낮은 차원에서 활동을 합니다. 실제로 어떤 집행기능을 활동적으로 하진 않았어요.

우리힘: 이제 창립을 하였으니 그간의 해 온 일들은요?(윤 국장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의 전제로 강진사랑시민회가 강진에서 어떤 일을 주도한 것이 아니라 연대활동의 일환으로 참여했음을 내내 강조하였다.)

강진사랑: 먼저 강진의 핵폐기장 반대투쟁에 참여했고요, 강진만 지키기, 군 계도지를 없애는 데도 일조 했습니다. 또한 전국단위의 촛불집회에 지역연대의 차원에서 나섰구요, 작년에 강진에서 있었던 군수보궐선거에 절책질의서와 토론회를 공동으로 가진 것이 큰일이네요. 그리고 지역적인 현안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성명서를 내는 그러한 일을 하고 있어요.

우리힘: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권력의 이양이 진행되면서 지역 단체장의 권력이 확대되고 있는 추셉니다. 그래서 지역에서의 시민운동은 행정권력을 견제하거나 민을 위해서 예산이 제대로 쓰이도록하고 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하도록 견인하는 일을 하는 게 대체적은 추세 같은 데 강진은 그러한 사업내용이 없네요.

강진사랑: 강진의 특수성이 있습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윤동환 군수가 취임하지 못하고 구속된 적이 있어요. 한 달인가 구속됐었다 나왔죠. 그 뒤로 취임을 했지만 윤동환 전 군수의 선거법 위반으로 군정자체가 없었어요. 그래서 강진사랑시민회의에서는 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에 재판을 최대한 신속하게 매듭지어달라는 성명서를 냈어요.
지역에서 인적관계로 얽혀 있어서 선거법위반으로 윤동환 군수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할 수 없었죠. 확정판결이 나고서 보궐선거에서 정책토론회를 공동으로 열었지요. 그리고 현 황주홍 군수가 취임하고서 강진 공노조 문제가 최대현안으로 떠올랐지요.

강진사랑도 공노조를 지지하는 공동 모임에 참여해서 공노조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내는 데 참여했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공노조 문제는 좀 객관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강진에서 49 명의 중징계가 내려진 상황이지만 이건 황주홍 군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강진 공노조 사태는 테크닉의 결여라고 봐요. 자그만 지역에서 10%의 공무원이 중징계 당하는 게 정상은 아니죠. 근데 이 사태가 현 군수와 공노조의 잘못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 건 중앙정부의 노동정책 문제고 거기에 강진이 희생양이 된 거란 거죠.

우리힘; 현 강진군수의 군정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요?

강진사랑: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군정파악이나 조직장악이 아직 안 된 상태로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6 개월이면 6 개월, 일정한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강진군정에 대해선 노코멘틉니다.

우리힘: 강진공노조 사태를 보면서 이 건은 새로 취임한 황주언 군수의 정치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거라고 봤어요. 근데 전라남도의 징계요청이 있을 때 징곌 올렸단 말예요. 얼마 안 있다 선거가 있을텐데, 왜 그랬지란 의문이 많이 들었어요.

강진사랑: 이 건은 상당히 민감한 문젭니다. 300여 명의 노조원이 파업에 참여했지요. 군청 뒷산으로 쓰레기를 주으러 갔으니까요. 그 중에 51명이 연행됐고 2명은 사전구속 영장이 나와 53명이 된 거예요. 여기서 4명이 파면되고 3명이 해임, 42명이 3개월 정직을 당했어요. 강진군으로 봐서는 엄청난 상처예요. 원칙적으로는 공노조가 맞다고 봐요. 그렇지만 강진군수가 취임하자마자 노조와 군수간의 원활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지 않은 가운데 일어난 불행이라고 봐요. 이제 이 문제는 강진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보다는 수면아래서 합의해야할 성격의 문제라고 봐요. 내놓고 얘기해 봤자 중징계를 당한 당자사나 강진군에 그렇게 유익하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힘: (위 내용에 대한 얘기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 강진에서 일정 정도 합의가 이루어진 내용에 대해 개인의 의견을 빌어 밖으로 유출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반영해서다. 그래서 마무리 질문으로) 2005년도 사업계획은 어떤가요?

강지사랑: 그 동안 해왔던 일을 할 겁니다. 지역 현안에 대해서 발언 할 것은 할 거고요, 지역단체와 연대하여 연대세력의 목소리도 낼 겁니다. 또 전국적 현안에 대해서도 지역에서 함께 대처해 나갈 겁니다. 물론 군정부분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을 경우 집어 낼 것이고요.

우리힘 : 강진지역과 같이 조건이 열악한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 지역사회가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강진의 설록차 밭


강진사랑 : 기업유치와 같은 현실성 없는 대안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 강진이 전국에 내 놓을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일을 해 나가야 합니다.

강진은 1차 생산물에 대한 해양과 육상의 물류센터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습니다. 광양과 목포간 고속도로와 광주와 완도간 고속도로가 뚫리면 전남의 동서와 남북을 이어주는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강진이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산의 사상과 연계해서 전남단위나 전국단위의 공무원 연수기관을 이끌어 온다던지 하는 것들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힘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강진사랑: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도청이 이 지역으로 이전해 옵니다. 지역의 언론, 시민단체, 지역사회 전체가 도청 이전에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도청 자체도 마찬가지고요. 각자가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우리힘닷컴 역시 예외가 아닐 겁니다.

탐방을 마치고 위 내용을 정리하면서 애를 먹었다. 강진의 저 깊은 골짜기에 들어가 있는 강진 시민들의 정서는 무얼까? 강진사랑시민회의라는 단체 하나만을 만나고는 풀리지 않을 문제다. 어쨌든 강진사회에서 강진사랑시민회의가 벌인 일은 단독적으로 한 게 아니고 여러 단체와 연대해서 함께 한 것임을 강조하는 사무국장의 겸손은 더 이상 겸손이 아니라 탐방의 부담으로 다가왔고 결국은 탐방글이 연기되는 데도 일조한다.

여전히 시민운동은 필요하다. 더더구나 조그만 농촌의 군단위에서는 더욱 그렇다. 강진사랑시민회의 사무국장은 전문적으로 시민운동을 한다. 이 일 외에 다른 걸 할 수 없단다. 그를 통해 시민운동에 대한 윤 사무국장의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다. 여섯 번째의 탐방이지만 지역에서 지역의 문제를 내 문제로 삼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한 이 탐방길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다.

탐방인: 율전, 버버다리

    이게시물에 대한 댓글 한마디

    닉네임 : 패스워드 :

    댓글등록

    총 댓글 갯수 : 0개